테슬라가 주당 1200달러 회복을 예고한 가운데, 테슬라 관련주로 꼽히는 엘앤에프에 증권가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직은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테슬라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낙수 효과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는 장중 1208달러를 터치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1208달러대에 도달한 것은 지난해 11월 5일 1222.09달러를 기록한 이후 두 달 만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92.81달러(8.78%) 상승했다.
테슬라는 세계적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3만6172대의 전기자동차를 인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49만9550대)과 비교해 87% 증대되면서 시장예상치(89만7000대)를 뛰어넘었다. 여섯 개 분기 연속 분기별 인도량 최다치를 갈아 치운 셈이다. 일찌감치 예견된 호실적에 서학개미들의 지난해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도 테슬라(28억6803만달러)가 차지했다. 2위인 애플(7억7166만달러)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테슬라의 강세에도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는 엘앤에프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5일 엘앤에프는 전장 대비 9200원(4.43%) 하락한 주당 19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차익 시현을 위한 매도에 주력하면서 최근 일주일 내내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 이 기간 엘앤에프의 주가는 22만원대에서 19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경쟁사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엘앤에프는 테슬라의 판매 호조와 물량 확대에 힘입어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엘앤에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42% 늘어난 4453억원으로 추정된다. 적자였던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실제로 엘앤에프는 지난해 양극재 약 4만톤을 출하했다. 엘앤에프의 양극재 판매량은 2022년 8만8000톤→2023년 14만톤→2024년 20만톤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성장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배터리 서플라이 체인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는데, 엘앤에프는 오히려 신규 라인 가동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가 본격적이 됐다"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압도적인 생산 능력으로 인해 엘앤에프의 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엘앤에프, 수익성 개선 예상보다 빨라"-DB
DB금융투자는 23일 엘앤에프에 대해 올해 하반기에 메탈 가격이 급등한 덕에 수익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6만원을 유지했다.
엘앤에프는 4분기 매출 4036억원, 영업이익 311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DB금융투자는 내다봤다. 기존 추정치 대비 매출은 낮췄지만, 영업이익은 높여 잡았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고객사를 향하는 물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매출액 추정치를 4036억원으로 하향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NCMA 양극재의 판매 비중이 상승하고 있으며, 메탈 가격 상승으로 인한 판가 인상 등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도 메탈 가격의 상승 추세가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 이후의 수익 추정치 상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엘앤에프, 美레드우드와 제휴
레드우드가 배터리 소재 생산시설에 엘앤에프의 설계 및 제조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레드우드는 이 시설에서 2025년까지 연간 전기차 100만대, 2030년까지 연간 500만대 이상에 공급 가능한 소재를 만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J.B. 스트라우벨이 설립한 레드우드는 리튬, 코발트, 알루미늄, 구리 등을 재활용해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기업이다. 테슬라, 일본 파나소닉과 함께 미국 네바다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